98년 메탈리카의 내한 공연이 끝난 후
"폭발적인 성원에 감동했다. 꼭 다시 오겠다" 라고 말했었다고 합니다.
며칠전 이런 기사가 떳었습니다.
"미국의 인기그룹 메탈리카가 다시 한국에서 공연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일본 오사카 콘서트장에서 음악케이블 MTV 코리아와 한 인터뷰에서 메탈리카는 "지난 98년 공연의 성원을 잊지 못하겠다. 기억이 생생하다. 곧 다시 찾고 싶다"고 말했다.(2003.12.12. 스포츠서울)"
너무 오랫동안 글을 안올린거 같아 하나 올려보려고 합니다.
좀 오래된 일이고, 직접 찍은 사진이나 녹음된 음악화일 하나 없지만...
인터넷에서 겨우 사진 하나 찾았네요...< 황당무개한 법으로 인해 음원을 삭제합니다... >
실황은 아니지만 공연의 마지막 곡이었던 Battery를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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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일입니다.
1998년 4월 23일,24일에 역사적인(?) 내한공연이 있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전성기의 메탈 뮤지션이 내한하여 공연한 것이 처음이었으며,
그 이후에 지금까지도 그런 공연은 없었다고 보여집니다.
이글은 제가 회원으로 있는 타통신망의 음악동호회에 공연후기로 올렸던 글입니다.
워낙 장문의 글이라(글재주가 없는 사람이 글을 길게 쓴다나?) 고민하다가
한참 지난 얘기기는 하지만 이곳에도 이런 글이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창피함을 무릅쓰고 올려 봅니다.
매우 긴글이니까 메탈리카에 별로 관심없으신 분들은 읽지마세요!
(경고!!! 메탈리카에 관심있는 분들도 재미없을 수 있음!!!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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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간 세계 최고의 자리에 군림하고 있는 메탈리카!
그들이 한국에 왔고, 한국 대중음악 역사상 최초의 정통 쓰레쉬메탈 공연이 열렸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날씨에도 공연장은 5,000여명의 광신도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나도 메탈리카를 굉장히 좋아하기는 하지만 광신도(?)는 아니었기에,
머리를 물들이고 메탈리카의 티셔츠를 3만원씩 주고 사서 입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기해 보였다.
7만원짜리 앞좌석 표를 구하려다가 결국에는 실패하고,
우연히 3만원짜리 초대권을 구했는데 자리는 괜찮은 곳이었다.
무대 우측 앞쪽이라 드럼을 옆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곳이었는데
라스의 열렬한 팬이거나 드럼연주자들에게는 최고의 자리일수도 있었으리라…
7시에 시작하기로 한 공연은 공식적으로 30분 연기되었다.
전에 "Tribute to 신중현" 라이브 공연이 있을때도 똑같았는데… 참 그때도 비가 왔었다.
객석은 어느새 만여명의 사람들로 차 있었다.
좌석이 만오천석이라 하니 3/2가 넘게 찬 것을 보면 만여명은 되리라는 계산이다.
공연시간이 다가오고 스탭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어느 스탭 한명이 제임스의 기타를 들고 올라와 튜닝을 하기 위해 약간의 애드립을 하자
관객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미 분위기는 고조되었고 주인공들이 나타나기도 전에 광란의 움직임들이 느껴지기시작했다.
메탈리카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감은 생각보다 훨씬 대단했다.
메탈리카도 음향시스템을 싣고 다닌다던데…
무대는 예상보다 훨씬 거대했고 메인으로 사용될 대형스피커가 16개씩 좌우로 매달려 있었다.
그 옆과 뒤쪽으로 2개씩의 스피커가 더 매달려 있었으니까
총 44개 정도의 스피커가 사용된 듯하다.
(크기로 보아 개당 400와트는 되 보이던데… 400 X 44개면 ??? 17.6Kw 꽥!)
메인콘솔과 스피커콘솔을 따로 쓰는 특이한 음향구성이었고
무대위에 마이크는 10여개를 세워놓아 자리를 옮겨가며
연주하기에 알맞게 배치하였다.
메인콘솔은 최소한 7~80채널은 되어보였고,
스피커콘솔도 4~50채널은 될듯한 국내에는 존재하지 않는 초대형시스템이었다.
무대위에는 기타앰프로 사용될 마샬앰프가 10개쯤 쌓여있었다.
조명도 최첨단 조명들이 사용된 듯하다. 멤버1명당 전면스포트라이트가 두대 사용되었다.
총 8대의 스포트가 사람에 의해 움직였고, 천장 뒤쪽에 달린 네대의 스포트는
컴퓨터에 의해 전면스포트와 함께 움직이는 시스템인 듯하다.
록공연답게 관객석을 비추는 조명에도 상당한 배려를 했고
메탈리카의 핵인 라스를 비출 효과조명들이 많았다.
공연을 10분정도 남기고 자리의 이동이 시작되었다.
앞으로 뛰어나가는 사람들이 몇 명 보이자 군중심리에 의해 대부분의 A, B, C, D석 사람들이
일어나 좀더 좋은 자리로 뛰기 시작했다.
안전요원들이 막기에는 무리였고 경찰이 투입되어 겨우 진정시켰으나
이미 자리이동은 끝난 상태였다. 나도 3만원짜리 좌석에서 6만원짜리 좌석으로 이동! 푸하하하!
드디어 불이 꺼지고
수백개의 라이터불이 장관을 연출하며 함성이 터져나올 때
푸른색의 조명이 약하게 들어오기 시작했고
메탈리카의 멤버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약 30초간 오프닝이 연주되고
강렬한 조명이 들어오고
"So What"으로 역사적인 공연이 시작되었다.
귀를 때리는 금속성의 기타와 보컬, 머리속을 울릴정도의 더블베이스드럼과 베이스 기타의
파워는, 공연시작전 음향테스트때 파워가 워낙 작아서 불안하던 사람들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주었다. (사실 나만 불안했을 수도 있지만…) 메탈리카의 흡입력이 워낙 강해서인지
외국 어느 공연장과 비교해도 다를바 없는 광란의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Master of puppet"
가장 많이 알려진 곡이다. 제임스의 보컬소리가 잘 안들릴 정도로 모두들 따라 했고,
미친듯이 해드뱅잉을 해대는 사람들이 반수가 넘어가고 있었다.
농구선수처럼 폴짝폴짝 뛰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비교적 얌전하게 공연을 관람하는 내 앞뒤옆으로 보이는 모든 사람들은
이미 공연에 몰입해 있었다. (만약 카메라에 찍혔다면 내가 오히려 이상하게 보엿을꺼야…)
아쉽게도 풀버젼으로는 연주하지 않았지만…
"LOAD" 앨범에 수록된 "Until it sleeps", "King nothing" 으로 이어지며
6집인 Load 와 7집인 ReLoad에 실린곡을 중심으로 초반부가 지나갔다.
(난 6,7집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곡명과 매칭이 잘 안된다…)
역시 한국팬들은 예전의 메탈리카를 더 좋아하는 듯 분위기가 약간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잠깐 어둠속으로 퇴장했던 메탈리카는 Jason Newsted의 베이스 독주와 함께
다시 등장했고 기대하던 3,4,5집 중심의 곡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기억나는 곡은 "One" 또 뭐더라? 에고 건망증…
음향시스템이 안정을 되찾은 듯 James Hetfield의 폭발적인 보컬과
Kirk Hammett의 화려한 기타가 선명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인간이라고 믿겨지지 않는 파워와 스피드를 과시한 Lars Ulrich의 드럼연주는
그 자체만으로 오늘의 공연을 최고로 만들어내기에 충분했다.
처음에는 바닥에 서서 열광하던 사람들은 이제 체조경기장의 모든 의자 위에 올라가
환호하기 시작했다.
가보신분들은 알겠지만 스포츠 경기장의 의자는 프라스틱으로 약하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해드뱅잉을 해대다가 떨어지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보였고 부서지는 의자가 속출했다.
앞으로 나가기 위해 안전요원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무대 앞에서는 뛰쳐나가려다 잡혀서 퇴장당하는 사람들이
몇 명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날 공연에서는 엄청난 숫자의 안전요원이
의자 위에 못올라가게 해서 충돌도 많았다고 한다.)
라스는 어느새 웃옷과 바지를 벗어버리고 수영복같은 옷만 걸치고 드럼을 쳐대고 있었고
제임스와 커크는 무대의 왼쪽과 오른쪽 끝을 뛰어다니며 구석에서 보는 관객들의 서러움(?)을
달래주었다. 아쉬운건 제이슨이 무대 중앙에서만 연주했다는 것과
뮤직비디오에서 보던 광적인 무내매너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
7시 40분에 시작한 공연은 9시 10분쯤 되어일단 막을 내렸다.
이게 1부였는지 아님 진짜로 끝이 난건지…
(제임스가 뭐라고 떠들었는데 선명하게 들려도 못알아들을텐데
시끄러워 무슨말인지 해석이 불가능!) 결국 알게 되었지만 이게 1부였다.
그걸 모르고 사람들이 앵콜을 외쳐대기 시작했다. ㅋㅋ 공연도 안끝났는데 왠 앵콜?
1부 또 하라고???
다시 조명이 들어온 무대에는 놀랍게도 새로운 드럼이 세팅되어 있었다.
그리고는 언플러그드 공연이 시작되었다. 세상에나! 메탈리카가 언플러그드를…
포크나 텍사스록, 컨츄리등에 어울릴법한 5기통 드럼과 오베이션기타, 크래시컬한 베이스 등등..
약 세곡정도 했는데 기억나는건 한곡뿐! 건망증이 심하긴 심하다…쩝
"motorbreath"
음악적으로 뛰어나다는 느낌은 못받았지만 어쨌든 굉장히 특이했고 재미있었다.
그리고는 이어서 "힛더라이츠" 등 1,2집의 주옥같은 명곡들을 메들리로 연주했다. 약 30분간…
(그래서 내 생각에는 이게 2부였던것 같다!)
역시 메탈리카는 예전의 분위기가 더 좋다!
아직까지 쓰레쉬메틀계의 거장으로 군림하는 제임스의 보컬 (이제 전체 메틀계의 거장이라
할만하다), 커크의 파괴적인 기타, 특히 부분 부분 독주와 속주는 일품이었으나
음향에서 많이 깎여 맛이 떨어진게 아쉬웠다.
드러머 다음으로 유명한 제이슨의 음악이라기 보다 광기(?)에 가까운 베이스…
그래도 예전에 비해서는 너무 얌전해졌다.
세계 최고의 드러머로 손색없는 라스 울리히의 드럼은 예상했던대로 압권이었고
드럼연주 하나만으로도 오늘의 공연을 빛내기에 충분했다
멤버 전원이 무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작별인사를 했고 어둠속으로 사라져갔다.
사람들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고 발을 구르며 앵콜을 외쳐댔다.
쿵쿵쿵 발을 구르는 소리는 마치 군대행진을 방불케 했고 결국 제임스가 다시 등장했다.
더운듯 물잔을 들고 나와 물을 마시며 뭐라고 떠들기 시작했다.
정말 웃기는 일이 벌어졌다.
제임스가 "집에 가고 싶냐?"라고 관객들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관객들 목이 터져라 "yeh~~~~~~~~~" 헉!
잠시 어리 둥절...
"좀더 강력한 연주를 원하냐?" "yeh~~~~~~~" 엥?
"오늘 공연 끝낼까?" "yeh~~~~~~" 이런!
결국은 알아차린듯하다... 무슨 질문을 던져도 yeh 라는 것을...
그리고는 뭐 "여러분 멋지다" "폭발적인 연주를 해보겠다" "함께 즐기자"
뭐 이런 긍정적인(?) 말들만 떠들고 나서 남은 물과 물잔을 객석으로
집어던지며 "Creeping death"를 시작했다.
기다렸다는 듯 본 공연보다 더 광적인 반응이 시작되었다.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체조경기장에 있는 이동식 좌석 (평소에는 접어서 넣어두는…)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열광적인 반응이 이어졌고,
오늘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Enter Sandman"이 연주되었다.
한국팬들이 유난히 좋아한다는 곡! 마치 합창곡인듯 따라들 햇고…
다시 막은 내리고…
커크와 제이슨은 돌아다니며 무언가를 계속 집어던지고
(나중에 알았지만 피크를 왕창 나눠준 것이었다.)
라스는 물잔을 들고 돌아다니며 열광하는 팬들에게 고마운지 싱글벙글이었다.
다시 암흑
그리고 또다시 앵콜 요청!
사람들은 "빠떼리"(?빳데루?)를 연호하며 발을 굴러댔다.
맞다! 빠지면 안되는데 빠진곡이 몇곡 있었는데 대표적인 곡이 "Battery" 였다…
다시 등장!
그리고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근데 “빠데리”를 어떻게 알아들었을까?
더많은 피크가 뿌려졌고, 더많은 물(?)도 뿌려졌다!
워낙 더웠기 때문에 앞에 있는 사람들은 시원하겠다는 부러움…
라스가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고 나가며 스틱도 던져줬다!
누가 받았는지 모르지만 만약 드러머였다면 최고의 선물이 되었으리라…
10시 10분!
2시간 30분에 걸친 공연이 막을 내렸다.
오프닝밴드도 없이 게스트도 없이 2시간 30분을 쉬지 않고 연주해댔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체력!
특히 라스에게는 경의를 표하고 싶군!
록공연 특히 메탈계열의 공연 장소는 체육관이 제일 적당한 것 같다.
연주자나 관객이나 농구 한 경기 뛴 느낌이었으니까.. 휴우…
잠실역에 갈때까지 귀가 멍멍! 온몸에 힘이 쫘악!
비교적 얌전히 있던 내가 이런데…
공연 내내 해드뱅잉과 고함을 지르던 사람들은 어떨까?
내일 공연 또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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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리카 오면 함께 보러 가실분 있나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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